오전내내
음악을 틀어놓고
어언 슬그머니 실내로 한 발 너머까지 들어선
가을 햇빛과 더불고 있다.
어쩌면
추석 연휴 너머로
불현 찾아든 무력감 혹은 무감각함....에
붙들려 있던 것의 숙취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자책했었다.
빗대어 '방전'같은 것이라고
그런데 이 방전은 에너지를 한껏 토한 뒤의 것이 아니라
오래 사용하지 않아서 빠져버린 에너지같은 것이라며...
내 무력함을 스스로 비웃었다.
가끔씩,가끔씩은 천치처럼 넋놓고
생각없이 무심하게 무심하게 지내는 일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무심함의 끝자락에
미처 다 놓아버리지 못한 의식의 한 자락이 나서서
'무력한 방전'이라 상황을 규정해버린 것이었다.
그러자 이내 강박은 서두르기 시작했다.
해결책을 내놓아야한다.
무엇으로 충전해서 활력을 되찾아냐 하지 않느냐고
그러나 너무 자주 말고
가끔씩 가끔
무심함에 몸과 마음을 내어주는 일도
필요하리라.
이제 햇살은 숨가쁜 고갯길을 넘어
여리게 더디게 들녘과 산기슭을 거니는데
그에 맞춰
깊고 그윽한 눈길로
이 구월의 시간들을
응시할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이리라......
스스로를 위무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