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나무에 대한 기억은 해마다 이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 일상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고 가장 눈길이 많이 닿는 그녀...... 커피 한 잔 타들고, 때로 기쁘거나 슬프거나 먹먹할 때에도 그에게로 다가서곤 하니.....
며칠 차가움에도 불구하고, 올해엔 작년보다 일주일 먼저 오시었네요. 2010년 봄에 끄적였던 낙서 옮겨봅니다.
산벚나무 아래서2
때 늦은 봄 햇빛 가지 위로
툭툭 터지는 날
반가이 네게 달려 갔었지
그러나
그 가지에 피는 꽃
그 이전에 피었던 그 꽃은 아니더라
그래도 넌 인마, 참 아름다워
까짓, 아름다움은 밥도 되지 않고
집도 될 수 없고, 더욱이 생활도 될 수 없으니
봐주지도 않는 당신에겐
그 존재마저도 증명할 수 없는
어쩌면 남루함......
하지만,
어쨌든 아름다움은 내게 아직도
가슴 설레는 고동
이따금은 황홀한 고통
꽃잎 당신
내게 잠시 머물렀던 시간처럼
우리 또한 그렇게 네 아래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것
그리하여 시구처럼
삶은 아름다운 소풍이 될 수 있을 것
어떤 맑은 봄날에
꽃빛 어우러지고 깊어져
홍건해진 목숨 떨어져 내리는 날
네 가지 아래서 우리
한 꿈을 꾸던 시절 있었노라고
그 시절 참
아름다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