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야기/연꽃 이야기

말하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잎푸름 2010. 6. 27. 11:34

 

듣지 않아도, 당신이 굳이

어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눈을 감겨도

나는

당신이 누군지 알 것 같습니다. 훤히 알겠습니다.

 

향백련...

 

백련의 그저 흰 빛이 아니라, 연한 연둣빛 은은하게 깔린

뭐랄까요? 아이보리에 가까운 흰빛?

 

얼굴을 그에게 가까이 대니

말하지 않은 그의 이름이 코안에서 그려집니다.

은은한 향내음이 납니다.

고아한 절집이거나, 명상을 하는 선원에 켜 놓은  그런

너무 드러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존재를 확신하지도 못하는 그런 우유부단함도 아닌

자신만의 당당한 빛깔과 향기를 지니고

세상에 다시 오신 당신이로군요.

 

내게도 빛깔이 있기나 한 것일까요?

굳이 말하려 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배어나는 그런 향기란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요?

 

   

언제나 변치 않는 향기

꽃잎 그저 뚜욱 부러뜨릴지언정... 바래지 않은 빛깔

그런 마음, 그런 사랑

그래서, 짧은 한 시절을 살아가지만

거듭 새몸으로 윤회를 거듭하는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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