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씨앗 봉투에 새겨진 이름을
싹 틔울 적에 따로 새기지 않았더랬습니다.
향백련처럼 두드러진 꽃 말고는
수십 종이 넘는 연꽃 이름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이름 후에 나온 꽃이 아니라
그 꽃. 존재 후에 이름도 얹혔을 터
새로이 돋아오르는 꽃대와
아침 일찍 터뜨리는 꽃웃음이
행복한 생의 한 때
......
한여름입니다.
- 만개한 향백련입니다.
꽃은 사흘을 넘지 못하고
......
오늘 오후 즈음엔 마지막 꽃잎 뚜욱
떨어뜨리겠지요.
하지만,
다른 연잎들이 또한 새로운 꽃대를 이어서
물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사운사운
속살대며 하늘정원을 두리번거리는 모습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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