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야기/연꽃 이야기

그 이름이 무엇이든

잎푸름 2010. 6. 29. 15:41

 

 

 

 

 

 

   

 

 

 

 

지난 해

씨앗 봉투에 새겨진 이름을

싹 틔울 적에 따로 새기지 않았더랬습니다.

 

향백련처럼 두드러진 꽃 말고는

수십 종이 넘는 연꽃 이름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이름 후에 나온 꽃이 아니라

그 꽃. 존재 후에 이름도 얹혔을 터

새로이 돋아오르는 꽃대와

아침 일찍 터뜨리는 꽃웃음이

행복한 생의 한 때

......

한여름입니다.

 

  

-  만개한 향백련입니다.

꽃은 사흘을 넘지 못하고

......

오늘 오후 즈음엔 마지막 꽃잎 뚜욱

떨어뜨리겠지요.

 

하지만,

다른 연잎들이 또한 새로운 꽃대를 이어서

물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사운사운

속살대며 하늘정원을 두리번거리는 모습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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