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야기/연꽃 이야기

봄날은 간다 - 흑공주, 나흘째 만남

잎푸름 2012. 6. 26. 22:09

 

- 어제 사흘째는 미처 만나보지 못했네요.

오늘 점심시간, 나흘째... 과연 꽃잎은 더욱 진한 검은 빛에 가까워졌습니다. 꽃잎은 조금 오므린 상태네요.

이제 수면에 가까워진 봉오리는 힘이 떨어진 표징입니다.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지요. 그럼에도 흐트러짐 없네요. 뒷모습조차 고고함을 잃지 않습니다.

당신을 만나 행복하였습니다. 가슴 설렜습니다. 오래 기억할게요. 추억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 나이를 먹은 증거라나요.

......

언제 다시 만나게 될까.. 다시 보게 될 꽃이어도 지금의 이 당신은 다신 볼 수 없겠지요. 첫 꽃, 첫 사랑... 언제나 오래 남은 가슴속 덴 자국이지요.

 

어쩌면 내일 점심 시간에도 찾아와 서서히 떠날 채비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봐 줄 것 같습니다.

봄날은 가고... 여름이 왔습니다... 언젠가 이 여름 또한 가을을 향하는 것이고요.

......

이 여름이 너무나 소중합니다.